티스토리 뷰
반려동물은 우리 삶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반려동물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TV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느는 동안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결합한 ‘펫코노미(Petconomy)’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신조어의 등장 배경을 알아보고, 새롭게 생겨난 펫코노미 관련 산업(이하 펫산업)에서 기업의 혁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펫코노미의 성장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ㆍ고령화 등의 사회 변화를 펫코노미의 성장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지내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시장이 꾸준히 확대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 중 1~2인 가구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2인 가구의 비중이 30%로 가장 큰데, 이는 자식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펫족과 자식을 출가시킨 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고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펫코노미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러한 트렌드를 뜻하는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 신규 등록된 반려견은 23만 5,637마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료, 간식, 장난감 외에도 보험이나 장례 등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는 2017년 14억 8천만 달러에서 2020년 17억 9천만 달러로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27억 9천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펫산업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
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왔던 펫산업은 이제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필요를 충족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펫산업 규모는 아직 미국·유럽 등에 비해 크지는 않지만, 국내 펫산업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들은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펫푸드 분야에서는 동원 F&B가 2014년 ‘뉴트리플랜’이라는 펫푸드 전문 브랜드를 출시했고, 하림도 2017년 하림펫푸드를 계열사로 분리한 후 ‘더 리얼’을 비롯한 다양한 고급 사료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의 초기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동원 F&B의 경우, 동원만의 참치 제품 생산 노하우와 외국 유명 사료 브랜드의 제품 생산을 담당한 경험이 있어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초기 실적은 생각보다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출시 당시 사업 매출만큼의 금액을 과감하게 더 투자해 펫푸드 관련 설비를 증설했고, 반려묘에만 해당하던 사업을 반려견까지 확대했습니다. 한편 하림펫푸드는 국내 최초로 100% 휴먼그레이드(Human Grade) 사료를 시도하며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내세웠지만 출시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해 나갔습니다. 하림펫푸드는 2021년 중순 베트남 진출에 성공했고, 2022년 1월에는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2021년 하림펫푸드는 출범 5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2022년 동원 F&B는 한국 산업 브랜드파워 지수(K-BPI) 펫푸드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펫코노미 부상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의 등장
펫코노미 시장이 커지면서 노동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직업이 수의사, 애견 미용사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에 따라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람이 먹는 식재료로 반려동물의 수제 간식을 제조하는 펫푸드 매니저, 재활 보조 기구가 필요한 동물을 위해 의수와 의족을 만드는 동물 재활 공학사,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 주는 펫시터와 반려동물 유치원 교사, 반려동물의 장례를 주관하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학과들이 개설되고 있는데, 경북 봉화의 한 고등학교는 2019년 한국펫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반려동물 전문 특성화고등학교로 변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대학의 반려동물 관련 학과도 2020년에는 5개 학과가, 2021년에는 7개 학과가 신설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펫코노미의 등장과 성장을 혁신의 관점에서 알아보았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 본 경험이 있다면 우리 집 강아지, 고양이에게 좋은 것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 수요를 포착한 기업들의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그 과정에서 혁신이 이루어집니다. 앞으로도 기업은 시장의 수요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때로는 전망하며 혁신을 이루어 나갈 것이고 그 결과, 과거에 없던 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경제관련궁금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획부동산 사기수법, 당하지 않기위한 대처 방법 (0) | 2023.06.27 |
---|---|
길거리 음식과 K-스트리트푸드 (0) | 2023.06.23 |
올해부터 달라진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소득세 줄이기 (0) | 2023.06.15 |
포켓몬스터가 빵을 만나 만들어내는 가치 - 부가가치 창출 (1) | 2023.05.20 |
청년 도약 계좌 신청 방법, 자격 조건 (0) | 2023.05.15 |